내가 사용할 커피의 특성, 그리고 표현하고자 하는 캐릭터에 맞게 날의 커팅, 재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Text – 조영준      Study participant – 현성주, 신재웅, 김원준, 이현석, 이슬아, 차명훈, 손재현, 조영준

 


 

요약

이번 테스트에서는 그라인더의 날 재질과 형상에 따른 에스프레소의 경향 차이를 알아보았다. 매저 슈퍼 졸리를 소재로 하여 매저 오리지널 버, 정밀 가공을 통해 분쇄 균일도와 내구성을 향상한 K-type 형상을 활용해 스테인리스, 텅스텐 카바이드의 두 가지 소재로 만든 버를 테스트 하였는데, 이를 통해 매저의 오리지널 타입 대비 K-type 버는 더 많은 성분을 추출함을 확인하였으며, 버의 형상과 재질의 변화는 추출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분쇄 균일도가 높으면 오히려 맛의 스펙트럼이 좁아지거나 가려지는 효과를 내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에 따라 분쇄 균일도가 높은 것이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자신이 사용하는 커피의 특성, 그리고 표현하고자 하는 캐릭터에 맞게 날의 커팅, 재질을 선택해 쓰는 것이 좋다.

 

 

들어가며

그라인더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슈는 언제나 뜨겁다. 특히, 날의 형상과 재질이 가져다 주는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이번 테스트에서는 1) 에스프레소 그라인더 날 형상 변화에 따른 물리적 · 관능적 차이를 분석하고, 2) 동일 형상의 날에 다른 재질을 적용했을 때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했다.

 

 

사용 도구 및 실험 방식

이번 스터디에서는 에스프레소 테이스팅을 통해 그라인더 버에 따른 차이를 인지하였다. 최대한 균일한 측정을 위해 매 샷의 도징, 추출 량을 일괄적으로 통제하였으며, 매 샷은 추출되는 즉시 잔의 위 아래를 고루 섞은 샘플을 채취하여 VST 굴절계로 농도를 측정하였다. 관능 측정 항목은 Flavor, Acidity, Sweetness, Body, Aftertaste 의 다섯 항목이며, 매저 오리지널 버로 분쇄하여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10점 만점에 5점으로 기준을 잡아 측정을 진행하였다.

 

 

사용 도구
– 원두 : 커피볶는곰 메이플 블렌드(콜롬비아, 케냐, 과테말라 3종 블렌드)
– 에스프레소 머신 : La Marzocco GS/3

. 샤워 스크린 : PESADO Shower (Quartz coated screen)
. 바스켓 : VST 20g Precision basket
– 그라인더 : Mazzer Super Jolly 2대(블랙, 실버)
– 정수 : Brita Purity Quell ST C50(수소이온교환수지)
. Water Condition ( TDS 118ppm / pH 7.0)
– 날(3종, 64mm flat burr)
1) 매저 오리지널 (이하 O)
2) K-Type – 스테인리스(이하 KS)
3) K-Type – 텅스텐 카바이드 (이하 KT)
* K-type은 기존 매저 오리지널 대비 정밀 가공을 통해 분쇄 균일도와 내구성을 향상한 버
– 측정도구
. TDS : VST Mojo + Coffee Tools app
– 관능평가
. 사전 칼리브레이션이 완료된 숙련 패널 6명으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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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방식

1. 비교 추출
– 각 호퍼에 1kg씩 원두를 채운 상태로 압력을 일정하게 맞추어 진행
– O가 장착된 슈퍼졸리를 기준으로 함
– 다른 슈퍼졸리에 KT-KS순으로 갈아 끼우며 테스트
– 각 5샷씩 추출
– 추출 레시피 : 18g / 36g (Brew Ratio 1:2)
2. 측정
– 추출 직후 5샷의 샘플을 채취하여 TDS / 수율 측정
– 각 Set 별 평균 산출
3. 관능평가
– 오리지널 날로 캘리브레이션(평균 점수 5점 / 10점 만점)
– 각 샘플을 각자 컵으로 나누어 시음
– 평가 항목 5가지 : Acidity, Sweetness, Body, Flavor, Aftertaste
* 강도 Intensity 기준으로 채점(5점 만점)
* 특별한 Flavor 는 별도 기재
– 결과 취합(레이더 차트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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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특성 변화

 

이번 테스트에서는 물리적 특성 변화 기준을 보기 위해 기준 레시피인 1:2의 Brew ratio (18g 도징, 36g 추출)로 추출을 진행하였다. 표준 레시피를 사용해 별도의 프리인퓨전 없이 에스프레소를 각 Set 별로 다섯 샷 씩 추출한 후 추출 시간과 TDS, 수율(Extraction)을 측정하였다.

 

grinderburr_physical

 

위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경향은 아래와 같다.

시간 : O > KS > KT
TDS : KS > KT > O
Extraction : KS > KT > O

 

O와 같은 재질(스테인리스 스틸) 로 만들어진 KS는 보다 높은 TDS를 보였다. (평균 TDS – O : 9.78, KS : 10.18) 하지만 KT의 경우 O보다는 높지만 KS보다는 농도가 약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두 가지의 시사점을 가지는데, 1) 버 형상의 변화로 인해 같은 양으로도 더 많은 성분을 추출해 낼 수 있으며, 2) 경도가 높은 재질인 텅스텐을 사용한 결과 좀 더 균일한 분쇄가 가능해져 그만큼 물이 더 바스켓 내부를 잘 통과하여 오히려 덜 우러났을 것이라 추측할 여지를 준다.

 

 

관능적 특성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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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적 특성은 O와 KS, KT를 비교 시 ‘개선’ 이라고 말 하기 보다는 ‘다른 방향성’ 을 갖는 것에 가까웠다. 위 물리적 특성으로 미루어 보아 K 타입 버들이 같은 레시피에서 더욱 많은 고형물을 끌어내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으나, 그것이 곧 좋은 맛을 뜻하지는 않았다.

 

실제 패널들은 세 가지의 에스프레소를 맛 보는 동안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하였다.
– O 로 추출한 에스프레소는 다섯 샷 모두 플레이버에 있어 다양함이 느껴지는 넓은 스펙트럼을 보였다.
– K-type(KS, KT)로 추출한 에스프레소는 O 대비 상대적으로 강하게 플레이버가 발현되었으나 다채로움은 떨어져 다소 단조로워 지는 면을 보였다.
– 특히 KT의 경우 전체적으로 강한 맛을 초반에 발현하며 애프터테이스트가 짧고 클린함이 강조된 느낌을 받았다.

 

또한, K-type의 버를 사용한 에스프레소가 마치 짧게 추출된 리스트레토와 같은 인상을 공통적으로 받았다. 이에 따라 테스트를 마친 후 번외로 KS 에스프레소 샷의 추출양을 36g에서 40g으로 늘려 보았더니 훨씬 마시기 편하고 밸런스가 좋은 에스프레소가 추출되었다.
이로 미루어 보아 K-type의 버를 사용할 시에는 같은 양을 사용해도 좀 더 길게 추출을 가져갈 수 있어 커피 사용 량에 대해 높은 효율을 가져감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는 버의 가공이 더욱 정밀해짐에 따라 분쇄 입도가 균일해 짐에 따라 추출 수율이 높아진 것이라 예상된다. 재질에 있어서도 KS보다 경도가 높은 KT가 균일한 분쇄에 있어서는 더욱 도움이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집중도가 높은 분쇄는 오히려 관능적인 면에 있어선 긍정적이라고만을 볼 수 없었다. 실제 불균일한 분쇄를 보여주는 O가 다른 버에 비해 다채로운 플레이버를 발현하고, 균일한 분쇄를 보여주는 K-type이 단조로운 플레이버를 발현하는 것을 미루어 보아 이는 사용하는 커피와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바뀔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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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및 향후 진행

이번 테스트의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버의 형상과 재질의 변화는 추출에 영향을 준다. 매저의 오리지널 타입 대비 K-type 버는 더 많은 성분을 추출하였다.
2) 하지만 균일하게 분쇄되어 분쇄 균일도가 높은 것이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만을 낳지는 않는다.
3) 자신이 사용하는 커피의 특성, 그리고 표현하고자 하는 캐릭터에 맞게 날의 커팅, 재질을 선택해 쓰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이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맛의 스펙트럼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 볼 수 있으며, 향후 시장성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향후에는 다른 크기의 버와 그라인더를 사용한 형상 변화의 효과를 알아볼 예정이며, 추가적으로 재질에 따른 발열 차이, 정확한 입도 분포를 알아보는 테스트도 진행 예정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