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른 적심’ 으로 인해 플레이버의 발현이 완전히 새롭게 나타날 수 있다.

Text 조영준


* Rev. 1.1 : 물의 pH 수치가 계측기에 의한 오류 가능성이 있어 해당 부분 삭제함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이야기 되는 것 중 하나로 ‘바스켓 안에 담긴 커피를 고르게 적신다’ 라는 것이 있다. 이를 위해 에스프레소 머신, 그리고 옵션 파츠 제조사들은 프리 인퓨전 조절 기능을 추가하거나, 그룹헤드 자체의 메커니즘을 개선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샤워 스크린 파츠도 그런 노력을 반영하여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 홀의 갯수를 늘리거나, 레이저 타공 방식으로 정밀하게 많은 마이크로 홀을 만들거나, 다양한 재질로 코팅을 하거나. 이번에 소개할 PESADO Shower는 그러한 시도의 가장 첨단에 서있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아직 국내에 발매가 되지 않았다. Pesado 58.5 라는 호주의 작은 회사에서 만든 이 제품은 개인이 직접 구입해야 하며, 호주에 연고가 없는 사람이라면 배송대행이나 국제 우편을 통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받아 보아야 한다. 고작 샤워스크린 하나를 얻기 위해 이 모든 번거로움을 감안할 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사용해본 결과, 시도해 볼 가치는 있다.

 

네 가지 스크린을 살펴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다음 네 가지의 샤워스크린을 비교해 보았다.

pesado_compare_shower.jpg

  1. IMS MA 200 IM 스크린
  2. LM 오리지널 스크린
  3. IMS MA 200 IM 스크린(TiN 코팅)
    * 본래는 황금색 코팅이나 열로 인해 변색됨
  4. PESADO Shower

위 스크린 중 LM 오리지널을 제외한 나머지 스크린은 IM , 즉 ‘Integrated Membrane’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IM 방식은 과거의 방식처럼 서포트 디스크(3mm 크기 정도의 구멍이 뚫린 두꺼운 디스크) 위에 별도의 금속 망을 덧대어 만드는 것이 아닌, 패널에 직접 200㎛의 마이크로 홀을 가공한 것이다. (* 일반적으로 바스켓의 홀은300㎛ 정도홀이며, EK43 그라인더의 에스프레소 분쇄 프로파일의 입자 분포도는 40~400㎛)

* 출처 : Way to WBC(1) 대한민국 국가대표 김사홍 바리스타의 WBC 시연 스크립트 공개(2016,블랙워터이슈)

특히 PESADO Shower에 적용된 쿼츠 나노텍 Quarts Nanotech 코팅은 소수성 Hydrophobic(물과 달라붙지 않고  밀어내는 성질)을 띄고 있어 물의 흐름을 용이하게 만든다. 많이 알려져 있는 PTFE(테플론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PESADO의 안드레아 Andrea Dolegna 대표에게 문의한 결과 PTFE 코팅 보다도 높은 내구성과 소수성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스크린을 바꾸면 추출이 달라질까?

이러한 파츠를 사용하면서 가장 궁금한 점은 두 가지이다. 추출에 영향이 있는지, 그리고 맛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먼저 물리적인 추출 경향의 차이를 알아보자.

테스트는 다음과 같은 환경에서 진행하였다.

Water : *Brita Purity Quell ST C50(102ppm)
  * 수소 이온 교환 필터
Dose : 18g
Espresso Machine : LM GS/3
Grinder : ANFIM Caimano
Filter basket : VST 18g
Screen screw : LM Original (4hole)
Tamper : Eazytamp
Measuring Instrument :
– Refractometer : VST mojo
– Scale : Acaia Lunar

 

각 스크린마다 3회씩, 총 12회 추출을 진행하였으며, 먼저 추출 시간과 추출 양을 비교해 보았다.

실제 추출물의 농도 TDS와 추출 수율 Extraction yield은 아래와 같이 도출되었다.

 

Shower Time Yield TDS EXT.
LM Original(1) 27 41.1 8.9 21.06
(2) 30 40.03 9.2 21.2
(3) 27 41.7 8.7 20.89
IMS 200MA(1) 26 41.2 9.1 21.58
(2) 31 40.9 9.3 21.9
(3) 31 40.5 9.6 22.38
IMS 200MA TiN(1) 30 40.6 10.1 23.61
(2) 28 40.9 9.4 22.13
(3) 36 40.1 8.9 20.55
Pesado Shower(1) 25 41.3 9.3 22.11
(2) 28 40.6 9.8 22.91
(3) 24 40.3 9.4 21.81

 

각 스크린 별 평균 수치를 내어 보니 재미있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Pesado Shower가 가장 추출시간이 짧으면서도 가장 높은 농도와 수율을 나타낸 것이다.

Shower Time Yield TDS EXT.
LM Original 28 40.94 8.933 21.05
IMS 200MA 29.33 40.83 9.33 21.95
IMS 200MA TiN 31.33 40.53 9.467 22.1
PESADO Shower 25.67 40.73 9.5 22.28

각 스크린에 따른 추출 경향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면 좋다.

 

스크린을 바꾸면 맛이 달라질까?

물리적 추출 경향으로 보았을 땐 쉽게 맛에 대해 예측하긴 어렵다. 그렇다면 네 가지 샤워 스크린으로 추출한 맛은 어떻게 느껴졌을까? 결과는 아래와 같다.

  • LM Original
    – 추출 특성을 보기 위해 길게 추출하다 보니 애프터에 마른 나무와 같은 맛이 두드러졌다.
  • IMS 200MA
    – LM Original 대비 더욱 부드러운 마우스필을 보였으며, 산미 톤은 좀 더 낮게 표현되었다. 또한, 애프터테이스트에는 황설탕과 같은 달콤한 맛이 표현되었다.
  • IMS 200MA TiN
    – 코팅을 하지 않은 IMS 200MA 와 관능 특성이 거의 비슷했으나 전체적인 밸런스가 더 좋아진 느낌이 들었다.
  • PESADO Shower
    – 네 가지 테스트 샷 중 가장 부드러우며, 목 넘김의 끝까지 단 맛이 계속 남아있었다.
    튀는 신 맛은 감소했으며 단 맛이 강조되고, 애프터에 두드러지던 마른 나무의 느낌이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재미있던 것은, 다른 컵에서 느끼지 못한 체리와 같은 향이 애프터에서 느껴졌다.

위와 같은 결과로 미루어 보아 ‘얼마나 고르게 적셔지는가’에 따라서 발현되는 플레이버가 상당히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른 적심에 따라 커피 내에 숨겨져 있던 포텐셜이 드러나거나 숨겨질 수도 있다는 것을 체험하게 된 것이다.

 

정리하면

다른 기존 제품에 비해 PESADO Shower가 가져갈 수 있는 이점은 명확했다. 추출이 빠르면서도 맛과 향이 제대로 추출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은, 샤워 스크린과 같은 부품 하나를 바꾼다고 해서 마법의 지팡이를 쓴 것 처럼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좋은 커피를 사용하고 있고, 좀 더 이 맛을 풍부하게 보여주고 싶다면 이런 작은 부분부터 개선해 나가는 시도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