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커피메이커가 참 많다. 하리오에서도 변수를 조절 가능한 커피메이커가 나왔다.

Text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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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7을 처음 본 건 SCAJ 2015였다. 하리오 부스에서 가장 앞에 전시되어 있었고, 이자키 히데노리 등 유명 바리스타들의 레시피를 적용해 시음을 진행하고 있었다.

함께 추출을 관람하던 주변 일본인들도 ‘이건 언제 나오느냐’, ‘얼마에 판매되느냐’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현장에서는 직원이 해당 제품의 사진촬영을 금지하는 등 꽤 강한 보안태세를 갖추고 있었는데, 3월 7일에 결국 일본 내에서 정식으로 발매가 되었다. 발매가 되자 마자 약 일주일만에 초도 물량이 모두 소진되어 하리오 공식 홈페이지, 라쿠텐 등에서도 모두 품절이었으나 간신히 한 대를 구해 사용해 보게 되었다.

 

일반적인 커피메이커 – 브루잉 머신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내가 변수를 조절할 수 있는가, 아니면 조절할 수 없는가.  사용자가 직접 변수를 조절할 수 있는 머신으로는 현재 커피볶는곰 매장에서 사용하는 Bunn의 트라이펙타Trifecta나, Alphadominche 의 사이폰 기반 머신 스팀펑크 Steampunk, 기센코리아에서 최근 선보인 Marco의 SP9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 머신은 대체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트라이펙타의 경우 전자동 에어로프레스와 비슷한 개념으로 제작되어 유량, 온도, 불림 시간, 터뷸런스 파워, 누르는 힘 등 약 13가지의 변수를 조절할 수 있으며, 스팀펑크도 그에 못지 않게 복잡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SP9은 탄탄한 온도 유지력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변수 -주수 인터벌 조정을 통해 사용자가 조절 가능한 효율적인 자동 브루잉을 구현하고 있다.

이런 화려한 기능의 고급 머신들과는 반대로, 일반적으로 소규모 샵이나 가정에서는 모카마스터,  윌파 등의 온도 유지 능력이 좋은 커피메이커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하리오의 Smart7은 가정용 머신의 가격대(¥54,000, 약 56만원)를 가지면서 다양한 변수를 조절할 수 있어  가격 대비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다는 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오픈 케이스 – 패키지 내 구성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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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내 구성품은 다음과 같다.

  • Smart 7 본체(1개)
  • 플라스틱 받침대(별도 워머 기능 없음. 넘어짐 방지를 위한 받침대.)
  • 서버 미끄럼 방지용 실리콘 매트
  • V60 드리퍼(유리 재질 / 02 사이즈)
  • V60 서버(유리 재질 / 02 사이즈)
  • 계량 스푼
  • 하리오 필터(표백) 40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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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구성품으로 세팅한 모습 ⓒprism, gomcoffeecampus, 2016

 

 

 

Smart7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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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rce : Hario Smart7 special page (http://smart7.jp/)

 

하리오에서는 Smart7의 기기적 특징을 아래와 같이 꼽고 있다.

  • 추출 세팅 조절 및 상황을 볼 수 있는 3.5인치 감압식 터치스크린
  • 고르게 물을 분사하는 9개의 추출구
  • Ø70 사이즈의 히트 패널
  • 온도관리용 서모센서 채택

 

직접 사용해 본 결과, 96℃의 온도로 세팅하여 실온(25℃)의 물을 탱크에 넣고 추출하니 물이 브루잉 시작 온도로 끓어오르기까지 약 3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해당 온도에 도달하면 별도의 조작 없이도 설정값에 따라 브루잉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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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rce : Hario Smart7 special page (http://smart7.jp/)

 

 

전원은 일본 내수품인 관계로 100V / 750W이며, 국내 사용에는 별도의 변압기가 필요하다. 최소 270ml부터 최대 700ml까지 세팅 및 브루잉이 가능하며, 본체 자체는 가로 120 x 세로 245 x 높이 290(mm) 으로 비교적 아담한 사이즈이다. 전체적으로 폴리카보네이트 등 플라스틱이 주로 사용되고, 무거운 메탈 부품은 별로 없어 2kg 정도의 경량화된 모습을 보인다.

 

 

‘Auto’ mode – 하리오 권장 레시피로 편하게 추출

자동 모드에서는 기 설정된 레시피대로 컵 수에 따라 2(270ml)/3(410ml)/4(530ml)/5(660ml)컵의 용량을 설정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96℃의 수온 세팅으로 맞춰져 있으며, 설정에서 수온과 물줄기의 빠르기(빠르게/천천히)를 결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2컵 기준으로 뜸들이기 포함 1분 17초의 고온-빠른 시간 추출 스타일을 가져가며, 5컵 추출 레시피를 적용해도 총 3분을 넘어가지 않는다.*

* 세팅된 추출시간은 드리퍼에서 물이 전부 빠지는 시간 기준이 아닌 기기에서 온수가 세팅된 값 만큼 모두 토출되는 시간이다.

 

 

‘My recipes’ mode – 자유롭게 설정하는 나의 추출 레시피

기존에 하리오에서 설정한 Auto mode의 레시피와 별개로 내가 직접 추출 조건을 설정할 수 있는 My Recipes 모드가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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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sm, gomcoffeecampus, 2016

  1.  레시피 메뉴를 선택한다
    ‘NEW’를 누르면 새로운 레시피를 만드는 메뉴로 이동한다. RECIPE DATA는 기존에 설정해 놓은 레시피를 불러올 수 있다. (4개까지 저장 가능)
  2.  Step 1으로 이동한다.
  3.  Step 1 : 온도와 총 투입할 물 양을 설정한다.
    추출 동안의 온도와 총 물 양을 설정한다. 커피를 얼마나 투입할지, BREW RATIO 를 어떻게 설정할지를 계산하여 총 투입 물 양을 입력한다.
  4.  Step 2 : 불림, 추출에 대한 설정을 선택한다.
    각 단계별 세팅을 선택할 수 있다. 이 화면 이후 사전 적심, 추출 화면에서는 Total 값을 하단에 고정으로 나타내 현재 총 물 투입량과 소요 시간을 가늠할 수 있다.
  5.  사전 적심 Preinfusion (ぬらし) 설정
    불림 타이밍에 사용할 물 양과 불림 시간을 설정한다. 물 양은 최소 20ml부터 10ml 단위로 선택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Water drip time 이 자동으로 연산되어 변경된다.
    Interval은 일반적으로 ‘뜸 들이기 시간’ 이라 부르는 것으로, 불림 물이 투입 된 후 얼마나 시간 간격을 둘 것인지를 선택한다.
  6. 추출 Extraction 설정
    각 구간별로 투입될 물과 Interval 시간을 설정한다. 물 투입 단계 Pour 는 최대 4차까지 선택할 수 있어 모든 물을 한 번에 다 붓는 Pour-over 방식이나, 조금씩 여러 회 추출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해당 구간 설정이 끝나면 화면 4로 이동한다.

 

 

결론 : 결국은 사람이 해야 하는 일

다양한 세팅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그 만큼 쓰지 않았던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커피메이커의 가장 큰 미덕이었던 ‘추출 레시피에 대한 고민을 줄여주는’ 것을 하리오는 전면에서 부정하고 오히려 ‘더 재미있게 추출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이전의 ‘가배왕’ 모델은 전통적 커피메이커에 가깝지만)

재미있는 머신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결국엔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세팅하느냐에 달린 문제다. 결국 자동화를 위해선 이를 세팅하는 사람의 역할이 더 커질 수 밖엔 없다.

 

  •  페이스북 ‘곰커피캠퍼스’ 페이지에서 공유했던 프리뷰 영상